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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Economy

유가 폭락 - 셰일혁명과 사우디&러시아의 치킨 게임

by 김 제로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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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2

근래 들어 굉장한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셰일가스와 유가 폭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셰일가스를 생산하는데 왜 유가가 폭락하는가? 셰일가스 생산량이 석유&석탄보다 현저히 높아져서 그러한가? 라고 단순히 물을 수 없는 문제다. 그렇다면 셰일혁명은 무엇이고, 현재 유가는 왜 이 지경이 되었는지 차례로 알아보도록 하자.

 

셰일가스의 생성과 발견


들어가기에 앞서, 셰일가스가 대체 뭐 하는 놈이고, 어떻게 태어났는지부터 알아야겠다.

셰일가스란, 0.005mm 이하의 입자가 작은 진흙이 뭉쳐서 형성된 셰일층에 꼼짝도 못하고 갇혀 있던 천연가스이다.

아주 오래 전, 석유자원은 (유기물질인지 무기물질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석유자원의 원료가 되는 것들이 퇴적층에 쌓인 후 열과 압력을 받아 석유나 천연가스가 되었다. 이렇듯 석유가 형성되는 모태가 되는 암석을 근원암(Source rock)*이라고 한다. 그렇게 석유자원은 지하의 고온 고압 환경 중에서도 유기물이 풍부한 셰일층에서 생성된 후, 상부의 저류층으로 이동하여 저류암이라 부르는 틈이 많은 암석층에 스며들게 된다. 그 주변으로 덮개암이라고 부르는 치밀한 암석이 석유과 천연가스 층을 덮게 되면 석유 자원이 새어 나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석유자원이 모여 있는 '유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근원암*이란, 유기물 함량이 높아 압력과 열에 의해 석유나 천연가스를 생성할 수 있는 퇴적암을 말한다. 퇴적된 생물의 유해가 미세한 점토나 석회질의 흙 등에 섞여 축적되고, 높은 온도와 압력 등에 의해 화학 변화가 일어나면서 석유가 만들어지는 것. 이는 석유가 존재하기 위한 4대 부존 조건 중 하나로, 석유의 근원이 되기 때문에 '모암'이라고도 불린다.)

아무튼, 이건 일반적인 석유자원 얘기고, 0.005mm 이하의 입자가 작은 진흙이 뭉쳐서 형성된 셰일층 속에서 석유자원으로 변환된 경우에는, 위로 이동하지 못하고 그대로 근원암인 셰일 속에 갇혀버리게 된다. 바로 여기에 갇혀 있는 석유와 가스를 각각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라고 한다. 이렇게 발견된 셰일가스는 지구상에 매장된 전체 천연가스의 매장량의 4/5 정도로 추정되는 아주 많은 양이다.

아무튼, 셰일가스는 1821년에 처음 발견되었는데, 이후에 생산되는 양이 너무 적어서 상업성을 띄지 못했다.

 

 

셰일혁명


미크론 micron(㎛) - 1/100만 m

셰일암석 속에는 몇 미크론*에 불과한 아주 작은 광혈이라는 것 안에 셰일가스가 갇혀 있다. 너무 가늘어 천연가스가 그 틈에 끼어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 것. 그래서 전통적인 시추 방법인 수직 시추를 했을 때는 아주 극소량의 셰일가스를 채굴할 수는 있었지만 시추 비용도 못 건지는 양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동안 그림의 떡처럼 보고만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와중, 미국의 채굴업자인 조지 미첼이 수압파쇄라는 방법을 개발하게 되는데, 수압파쇄란 모래 알갱이와 화학첨가물을 섞은 물을 시추관을 통해 셰일층에 강하게 분사하는 기술이다. 이는 강한 압력으로 쏜 물이 셰일암석의 광혈을 중심으로 금이 가게 하고 물 속에 있던 모래가 그 틈을 메워 화학첨가물이 물과 셰일가스를 분해하면서 광혈 속에 갇혀 있던 셰일가스가 시추관을 통해 흘러나오는 것을 담아내는 방법이다. 그렇게 수평 시추 기술도 점차 발전하면서 세일가스 생산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머지않아 석유자원이 고갈될 것만 같았던 상황에서 앞으로 200년은 거뜬히 쓰고도 남을 정도로 석유자원을 채굴하게 된 에너지 기술혁명이 바로 '셰일혁명'이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 변화 추이


미국에서 시작된 셰일혁명은 전세계 에너지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2015년 12월, 미국은 40년 동안 금지했던 원유 수출을 해제했다. 이는 미국이 최대 석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하며, 더 이상 산유국들의 눈치를 안 봐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해가고 있고 2021년부터는 석유 수출량이 석유 수입량보다 많아져 순 석유수출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머지않아 미국은 자체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조절하여 세계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취할 능력을 갖춘 석유국, 즉 스윙 프로듀서(Swing producer)의 역할까지 할 것으로 전망된다.

 

셰일오일과 국제 유가의 상관성


앞서 설명했던 수압파쇄공법으로 생산되고 있는 셰일가스의 경우, 생산 시작 2~3년 후에 생산량이 초기 생산량의 20% 이하로 급감하는 특성을 보여 주기 때문에 매초 생산 시추공의 20% 내외의 지속적인 시추가 이루어져야 전체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셰일오일의 특성 때문에 운영되는 시추리그수의 감소는 2~3년 후에 급속한 생산량 감소의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이는 석유 공급에 영향을 주어 결국 국제유가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 셰일 저류층의 개발은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적용으로 인한 높은 생산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에 일정 가격 이상의 고유가가 유지되어야 지속적인 개발이 가능한 특성을 보여 준다.

셰일 저류층으로부터의 석유생산은, 유가 상황에 따라 석유의 공급 시간에 비교적 짧은 시간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친 고유가 또는 저유가 시대가 도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 석유공급의 1/3을 담당하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고유가를 위해 석유감산을 결정하더라도 이 부족분을 미국의 셰일오일이 단기간에 보충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고유가를 예측하기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저유가시 석유공급에 따른 유가 상승 예측은 석유회사로 하여금 운영비용 절감으로 석유생산단가를 낮추게 하여 저유가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출 수 있게 하며 이는 다시 저유가에 의한 생산량 감소를 더디게 한다. 그 결과로 다시 저유가는 연장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 세계 석유의 90%를 생산하고 있는 전통석유자원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위축되어 전통석유 생산의 자연 감소분을 채우지 못한다고 하면 장기간에 걸친 고유가가 다시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은 항시 존재한다.

 

유가전쟁, 미국 - 사우디 - 러시아


최근 뉴스들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는 토익은 아묻따 유가전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가 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줄어든 원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하루 100만 배럴, 비회원국은 합쳐서 50만 배럴을 줄이자고 제안했으나 러시아의 거부로 결렬됐다. 그러자 사우디는 오히려 시장에 원유 공급을 늘리는 것으로 맞섰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공급 과잉으로 유가가 급락하더라도 당분간 버틸 만하다는 입장이나,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은 사정이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셰일가스 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싸움에 내몰리게 됐다. 저유가가 지속하면 감산과 감원으로도 부도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팽팽한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원유 증산 경쟁을 벌이는 사우디, 러시아 측과 대화를 나눴다며, 양측이 조만간 경쟁 중단에 합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소식에 국제 유가는 6% 가량 뛰었다.

과연 그의 말처럼 수일 안에 유가가 정상으로 돌아올지 기다려 봐야지.

 

 


주의/개인 공부 용으로 여러 매체를 통해 얻은 지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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